'시'에 해당되는 글 7

  1. 2010.01.05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2. 2010.01.01 경계 - 박노해
  3. 2007.09.04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4. 2006.09.23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5. 2006.09.23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6. 2006.09.23 술에 취한 바다 - 이생진
  7. 2006.09.23 뼈아픈 후회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신고

'일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0) 2010.01.05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0) 2010.01.05
인생의 네 계단  (0) 2010.01.01
경계 - 박노해  (0) 2010.01.01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0) 2007.09.04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0) 2006.09.23
TRACKBACK 0 COMMENT 0

경계 - 박노해

경계


                                  - 박노해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현실이 미래를 잡아 먹지 말 것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

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리지 말 것

신고

'일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0) 2010.01.05
인생의 네 계단  (0) 2010.01.01
경계 - 박노해  (0) 2010.01.01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0) 2007.09.04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0) 2006.09.23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0) 2006.09.23
TRACKBACK 0 COMMENT 0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절망을 위하여


이재무


뜯어먹고 살 추억의 빵조차 남아 있지 않다

허무의 푸른 곰팡이 낡은 세월의 장판지

갉아먹는다 회오의 악몽만이 잠 빼앗고

나는 덫에 걸린 쥐처럼 지쳐있다

한때 확신의 얼굴이었던 것들

배반의 화살이 되어 과녁으로 가는 길 버렸을 때

울음의 이파리들 서둘러 연대의 가지 떠나버렸다

이제 아무도 어둡고 쓸쓸한 것에 귀 주지 않고

눈 맞추지 않는다 생활은 거듭 진실 뒤엎고

마음의 언덕은 날로 가팔라간다

지금 나는 세상에서 불신을 읽고 있다

언젠가 이 불안한 증오는 나를 쓰러뜨릴 것이다




 

신고

'일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의 네 계단  (0) 2010.01.01
경계 - 박노해  (0) 2010.01.01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0) 2007.09.04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0) 2006.09.23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0) 2006.09.23
술에 취한 바다 - 이생진  (0) 2006.09.23
TRACKBACK 0 COMMENT 0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아침 일찍도 오시더군요.

그대인가 했더니, 아침 일찍도 오시는 비.

내 우울함의 시작.


그립다는 것은 그대가 내 곁에 없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런 그대가 내 곁에 있어 줬으면 하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내 가슴 한 쪽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립다는 것은 다시는 못할 짓이다.

신고

'일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계 - 박노해  (0) 2010.01.01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0) 2007.09.04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0) 2006.09.23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0) 2006.09.23
술에 취한 바다 - 이생진  (0) 2006.09.23
뼈아픈 후회 - 황지우  (0) 2006.09.23
TRACKBACK 0 COMMENT 0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 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 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 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 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벚꽃 그늘 아래 한 며칠

두근거리는 생애를 벗어 놓아 보렴

그리움도 서러움도 벗어 놓고

사랑도 미움도 벗어 놓고

바람처럼 잘 씻긴 알몸으로 앉아 보렴

더 걸어야 닿는 집도

더 부서져야 완성되는 하루도

도전처럼 초조한 생각도

늘 가볍기만 한 적금통장도 벗어 놓고

벚꽃 그늘처럼 청정하게 앉아 보렴



그러면 용서할 것도 용서받을 것도 없는

우리 삶

벌떼 잉잉거리는 벚꽃처럼

넉넉해지고 싱싱해짐을 알 것이다

그대 흐린 삶이 노래처럼 즐거워지기를 원하거든

이미 벚꽃 스친 바람이 노래가 된

벚꽃 그늘로 오렴

신고

'일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계 - 박노해  (0) 2010.01.01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0) 2007.09.04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0) 2006.09.23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0) 2006.09.23
술에 취한 바다 - 이생진  (0) 2006.09.23
뼈아픈 후회 - 황지우  (0) 2006.09.23
TRACKBACK 0 COMMENT 0

술에 취한 바다 - 이생진

술에 취한 바다


                                     - 이생진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신고

'일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계 - 박노해  (0) 2010.01.01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0) 2007.09.04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0) 2006.09.23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0) 2006.09.23
술에 취한 바다 - 이생진  (0) 2006.09.23
뼈아픈 후회 - 황지우  (0) 2006.09.23
TRACKBACK 0 COMMENT 0

뼈아픈 후회 - 황지우

뼈아픈 후회


                                    -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서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신상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낱 도덕이 시킨 경쟁심;

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신고

'일상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계 - 박노해  (0) 2010.01.01
절망을 위하여 - 이재무  (0) 2007.09.04
아침 일찍부터 - 이정하  (0) 2006.09.23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0) 2006.09.23
술에 취한 바다 - 이생진  (0) 2006.09.23
뼈아픈 후회 - 황지우  (0) 2006.09.23
TRACKBACK 0 COMMENT 0